로봇청소기, '첨단 시스템'으로 경쟁한다

로봇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가정용 로봇청소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로봇전문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도 가세한 국내 시장에서는 특히 각사의 첨단 주행시스템을 무기로 한 경쟁이 뜨겁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10만대가 채 안되는 작은 규모이지만 연평균 약 30%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와 실버 세대가 증가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로봇청소기는 'IT 친화적'인 소비자들이 많은 한국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회사들은 보다 똑똑한 주행시스템과 청소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카메라·내비·블랙박스 기술 총출동

삼성전자는 로봇청소기에 카메라를 장착해 청소영역을 스스로 인지하는 '비전시스템'을 사용한다. 카메라가 사람의 '눈'이 돼 집안 내부 영상을 초당 30회 간격으로 촬영함으로써 구석구석까지 꼼꼼히 청소하는 방식이다.

최근 출시된 로봇청소기 '탱고'는 카메라 센서와 자이로 센서 등 13개 청소 관련 센서로 보고 찾고 먼지쓸고 담고 잡고 흡입하고 필터로 거르는 7단계 청소를 실시하며, 충돌·추락·들림방지 센서 등 26개 안심센서로 안전성도 높였다.

LG전자는 작년 2008년 로보킹에 '마젤란 매핑 & 내비게이션' 주행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청소 공간을 가로 3m, 세로 3m의 구역으로 나눠 격자모양의 지도로 분석한 뒤 '땅 따먹기'식으로 청소 구역을 확장해 가는 방식이다.

집집마다 다른 장애물 위치를 저장하면서 청소한 곳의 지도를 그리기 때문에 꼼꼼하게 청소하고, 청소 한곳과 안한 곳을 구분해 빠르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2월께 내놓을 신제품은 새로운 주행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공간확장방식을, 장애물이 없는 환경에서는 그에 적합한 지그재그 주행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로봇전문기업 아이로봇 3세대 룸바는 인공지능 어웨어 인텔리전트 시스템(AWARE Intelligent System) 6.0과 블랙박스 시스템을 자랑한다.

뇌 역할을 하는 어웨어 인텔리전트 시스템 6.0이 각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센서의 값을 초당 67회 감지해 정해진 알고리즘 대로가 아니라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브러시에 이물질이 끼면 신호값을 분석해 브러시 회전속도를 늘리거나 줄여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다.

또한 블랙박스 시스템은 룸바의 충전시간·주행시간 등 이력을 저장해 고장 시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시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는 랜덤복합모션 방식을 응용해 어떤 환경에서도 균일한 청소 성능을 보이는 게 장점이다. 랜덤·웨이브·소용돌이·코너청소 패턴 방식을 응용한 랜덤복합 모션을 사용하며, 쓰레기 쓸기-먼지통 담기-미세먼지 흡입-공기정화 배출의 4단계 청소 방식으로 움직인다.

사용구조가 단순하고 브러시나 배터리 등 탈부착 구성품으로 사용자 편의성도 높은 편이다.

◆'인지능력·배터리 성능' 과제

로봇청소기 기술은 지난 2003년 LG전자가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 제품을 출시하는 등 짧은 역사 만큼 아직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 심리를 만족시키는 것도 각 회사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으로 작용한다.

그 중에서도 인지능력 향상, 배터리 수명 연장, 가격 인하 등은 공통적 과제로 손꼽힌다.

시중의 로봇청소기는 '로봇'이 주는 첨단 이미지와 달리, 아직은 가까이 있는 먼지를 처리하는 대신 엉뚱한 곳을 청소하기도 일쑤다. 약 60~70분 가량인 배터리 시간을 늘리고, 50~90만원대에 걸친 가격이 더 내려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로봇청소기는 인지능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각 사마다 똑똑한 알고리즘과 확실한 청소성능을 위해 연구 뿐 아니라 품질 테스트를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다른 제품과 네트워킹 되는 제품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혜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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