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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세계 최대 일본로봇박람회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26 18:51

수정 2009.11.26 18:51



【도쿄(일본)=정상균기자】 26일 일본 도쿄 국제전시컨벤션센터 ‘빅 사이트(Big Sight)’. 이곳에 로봇강국을 자부하는 일본의 로봇 1000여종이 총출동했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일본 국제로봇박람회(iREX 2009)’다. 일본의 로봇기술에 대한 자존심의 상징인 이 전시회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는 일본의 심각한 경기침체 탓에 2년 전보다 규모는 줄었다. 하지만 파낙, 야스카와 등 일본을 대표하는 로봇기업들이 산업용, 서비스로봇의 첨단기술을 과시하는 데는 손색이 없었다. 설비투자가 줄어든 탓에 산업로봇 시장은 위축됐지만 기술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선 일본의 산업로봇 기술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연히 나타났다. 비전, 인식, 모션, 액추에이터, 모터 등 뛰어난 일본 제조·산업 로봇기술이 전문서비스로봇에 광범위하게 접목되고 있다는 걸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일본 산업용로봇의 발전속도다. 파낙, 야스카와 등 일본 산업로봇업체들은 ‘패러럴(Parallel·병렬) 로봇’을 대거 공개했다. 거미의 다리와 같이 생긴 ‘패러럴로봇’은 지능도 갖고 있어 색상, 제품 종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해 사람 손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부품을 정렬·이송·착상하는 작업을 유연하게 수행한다. 인간과 같이 두 팔을 가진 ‘듀얼암 로봇’의 발전도 놀랍다. 사람 몸통에 6축 다관절로봇을 좌우로 붙인 형태로 두 팔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색깔대로 블록을 쌓거나 물체 모양대로 정렬하는 등의 일을 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고도의 첨단 산업용로봇 기술이 전문서비스로봇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후지중공업 클린로봇사업 요시나오 오카무라 매니저는 “앞으로 일본 사회는 점점 노령화되면서 일손이 부족해진다”며 “이 같은 전문서비스로봇이 일손을 대체할 것이며 이 같은 로봇은 앞으로 개발할 게 많다”고 했다. ‘쓰바루(SUBARU)’ 브랜드의 자동차회사인 후지중공업은 대당 600만엔에 달하는 빌딩청소로봇을 제품화했는데 올해 판매량이 2년 전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글로벌 PC업체인 후지쓰는 2년 전보다 한층 진화된 서비스로봇 ‘에논(ENON)’을 이번에 선보였다. 26대의 ‘에논’은 현재 일본의 대형쇼핑몰, 마트 등에서 ‘쇼핑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후지쓰도 고민이 있다. 로봇 판매가격이다. 간다 신지 후지쓰 연구원은 “고객이 생각하는 것과 성능이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 로봇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하는 게 숙제”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한국 로봇기업 15개사도 참가해 시장성을 타진했다. 유진로봇은 청소로봇 아이클레보, 유아교육용로봇 아이로비큐를 내놓고 일본 바이어들과 비즈니스상담을 벌였다. 다사로봇은 강아지로봇 ‘제니보’를, 한울로보틱스는 청소로봇 ‘오토로’를 선보여 일본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26일 대전지역 로봇기업들은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를 방문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일본 로봇기술 개발 수준을 현장에서 파악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또 이날 한·일 양국의 로봇협회 및 정부 당국자가 만나 서비스로봇 교류를 확대하는 ‘한·일 서비스로봇 워크숍’도 가졌다.

/skjung@fnnews.com

■사진설명= 26일 도쿄 국제전시컨벤션센터 '빅 사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일본 국제 로봇 박람회(iREX 2009)'에서 인간과 같이 두 팔을 가진 다양한 '듀얼암 로봇'이 대거 공개됐다.
6축 다관절 로봇팔에다 지능(인식센서)을 갖고 있어 정밀한 작업을 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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