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회준 KAIST 교수팀 `옷 위에 전자기판 인쇄` 상용화

KAIST 연구진 `옷 위 전자기판 인쇄` 개발

KAIST 유담 연구원이 직물 회로기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KAIST 유담 연구원이 직물 회로기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옷 위에 전자회로 기판을 인쇄하는 원천기술을 상용화 수준으로 세계 처음 개발했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 연구팀은 일반 천 위에 원하는 패턴이 그려진 마스크를 그대로 프린팅하는 직물 회로보드 제작 원천기술(P-FCB)을 상용화 수준으로 확보하고, 이를 응용한 밴드형 생체신호 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전도성 잉크로 회로보드를 찍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쉽다. 제작비용도 잉크값 외에는 거의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회로보드를 인쇄한 직물의 내구성이 탁월해 세탁을 하더라도 대략 50회 정도는 무난히 제기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해외 연구진들도 회로보드를 전도성 섬유로 만들어 활용한 적이 있으나, 워낙 생산단가가 높아 실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KAIST는 이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가능한 디자인 천을 제작, 의류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특히 유 교수 연구팀은 이번 직물 인쇄회로 기술을 활용, 극저전력만으로도 작동하는 1회용 밴드형 생체신호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이 센서는 천 위에 직접 인쇄하고, 칩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몸에 부착했을 때 이물감이 없는 데다 제작단가도 저렴하다. 그동안 병원에서 심전도 등을 검사할때 유선 센서를 신체 곳곳에 부착했으나 이 밴드형 센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1회용 밴드’와 같이 얇은 테이프만 신체 곳곳에 붙이면 무선으로 생체 신호를 전송한다. 이 센서는 적응형 문턱 전압 정류기 기술을 적용해 기존 기술보다 효율을 18.1% 이상 높였다. 센서 소모 전력은 극저전력 수준에 해당하는 12μW(마이크로와트)다.

 유회준 교수는 “앞으로 MP3플레이어를 따로 휴대할 필요도 없고 컴퓨터 키보드도 간편하게 둘둘 말아 접어 다닐 수 있는 등 이번 기술의 응용 분야는 광범위하다”면서 “특히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