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패널업계 "內實 다지자"

 휴대폰시장이 터치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휴대폰용 터치패널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가트너 등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휴대폰시장의 22%를 터치폰이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삼성, LG의 터치폰 시장 내 점유율은 49%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막강한 세트업체를 고객사로 보유한 국내 터치 패널업체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 원가 절감, 기술 확보 경쟁 치열= ITO필름은 터치패널 모듈 제조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일본, 대만에서 수입된다. 보통 터치 패널에는 두 장의 ITO필름이 필요한데, 이를 한 장으로 줄여 비용 절감을 꾀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디지텍시스템은 ITO필름을 내재화하는데 성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토비스는 ITO필름을 제거하고 직접 강화유리에 코팅하는 방식을 지난 4월 내놨다. 강화유리가 ITO필름을 대체하면서 원가 절감은 물론 투과율과 강도까지 향상시키는 효과를 냈다.

멜파스는 터치 센서 칩 기술에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칩 가격은 터치패널 원가의 10∼15% 정도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정전용량 방식은 저항막 방식과 달리 터치 센서칩에 핵심 기술이 담겨있다. 휴대폰 업체들은 칩 업체를 기준으로 모듈 구입을 결정할 정도다. 멜파스는 칩 설계 뿐만 아니라 모듈 제종 공정까지 포함한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했다. 일반적으로 정전용량 방식은 x, y 좌표를 별도로 분석하기 때문에 두 장의 ITO필름이 필요하다. 멜파스는 1장으로 두 좌표의 인식이 가능한 터치 센서 칩 기술 보유하고 있다.

◇공급처 다변화로 위험 분산=휴대폰 업체들이 국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점점 이전하면서 거래처 다변화는 국내 부품 업체들의 ‘생존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토비스는 그동안 LG전자 의존도가 높았으나 올해 3분기부터 소니를 신규고객으로 확보하고 거래처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엘케이도 LG전자 외 모토로라 등 해외 거래선 다변화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해외 메이저 칩 업체에 10월부터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HP 및 대만 업체와도 신규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4분기부터는 모토로라의 신규 모델인 클릭, 드로이드 폰에 적용될 터치 패널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 여러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10여 개의 신규 모델이 개발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세트업체들의 업황이 아직 좋지만 해외 거래선 다변화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해외 거래선을 확보하면 환율 영향, 단가 인하 압력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