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풀린 거미로봇 국산화 경쟁

아뎁트의 패럴렐 로봇을 생산라인에 적용한 모습.
아뎁트의 패럴렐 로봇을 생산라인에 적용한 모습.

천정에 매달린 거미가 곤충을 잡듯이 부품을 옮기는 패러랠 로봇(거미로봇)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일명 거미로봇은 고속 생산라인에서 3∼4개의 기계손이 동시에 움직여 부품을 정해진 위치에 옮긴다. 다른 산업용 로봇에 비해 거미로봇은 부하는 작지만 작업속도가 무척 빠르고 경량화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전자 조립이나 식품포장처럼 빠른 시간내 물건을 집어서 옮기는 작업라인에 이상적이다. 최근에는 거미로봇이 태양열 전지 분야에도 적용되면서 장비 수요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거미로봇은 그동안 미국 아뎁트와 스웨덴 ABB 등이 특허권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해왔다. 지난 2007년 이후 관련 특허가 상당부분 풀리면서 일본, 한국의 로봇업체들도 독자적인 거미로봇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열린 ‘iREX 로봇전시회’에서 야스카와, 파낙 등은 불황을 극복할 비장의 무기로 3개의 기계손으로 구성되는 거미로봇 신기종을 일제히 선보였다. 특히 파낙이 개발한 보급형 거미로봇은 가반중량이 0.5㎏에 불과하고 저렴해서 한국시장에서 진입할 경우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로보스타, 다사로봇 등 국내 산업용 로봇업체도 새해 신상품으로 거미로봇 개발 계획을 저울질하고 있다. 다사로봇은 일반 산업용 로봇보다 2∼3배 이상 핸들링 속도가 빠른 거미로봇을 제과, 반도체, 식품, 화장품 이외의 제조라인에 폭넓게 적용하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강석희 다사로봇 사장은 “거미로봇의 원천특허가 일부 만료되면 장비 국산화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새해는 거미로봇을 둘러싼 국내외 업체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