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 포커스]동작인식기술과 자동차 설계

[모토 포커스]동작인식기술과 자동차 설계

 미국 포드자동차는 ‘아바타’, ‘반지의 제왕’, 그리고 ‘슈렉’ 등의 영화 제작에 사용된 소프트웨어와 같은 종류의 동작인식 기술(motion-capture technology)을 통해 자동차를 좀 더 편안하고, 운전하기 쉽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로 물체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동작인식 기술은 할리우드의 만화제작자들과 비디오 게임 개발자들이 등장 캐릭터에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포드 연구진들은 컴퓨터 속의 가상 세계에서 자동차를 테스트할 때 사실적인 디지털 인간 모형을 만들기 위해 이 기술을 사용한다.

현재 차량 설계를 위해 이러한 동작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자동차 업체는 포드뿐이다. 포드 엔지니어링 연구소의 게리 스트루몰로(Gary Strumolo) 매니저에 따르면, 포드는 사람들이 자동차와 상호작용할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실험 참여자들에게 센서를 부착한다. 실험참여자의 몸에는 최대 50개의 동작인식 센서가 달리고, 피실험자는 다리를 차 밖으로 흔들거나 안전벨트를 잡으려고 손을 뻗는 등 일련의 움직임을 수행한다.

이렇게 해서 센서에 인식되고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궤적들은 다양한 키와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 각종 자동차의 설계와 어떤 상호작용을 갖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한 가상 인간의 제작에 사용된다. 컴퓨터 속 가상 인간은 수천 번의 테스트에도 무리 없이 임할 수 있다. 포드 연구진들은 소형차부터 대형 픽업트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상 차량의 설계 안을 놓고 인체의 움직임을 평가하기 위해 디지털 인간 모형을 사용한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뿐 아니라 동반석이나 뒷좌석 승객의 움직임을 평가하는데도 유효하다. 편안함과 불편함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들은 편하다고 말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그 반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동작인식 기술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 그리고 그러한 느낌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 설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과학적인 접근 방법이다.

동작인식 기술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특정 설계를 평가하기 위해 사람들을 직접 차에 앉힌 뒤 주관적인 느낌을 들어야 했다. 이러한 방법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추측이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

포드 기술책임자인 난신 왕(Nanxin Wang)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현재 포드에서는 신체 움직임의 객관적인 측정값과 사람들의 주관적인 평가를 연결시킬 수 있다. 포드 설계 팀은 이러한 데이터를 탑승자의 신장과 체형에 상관없이 최적의 편안함을 제공해 주는 다양한 자동차의 플랫폼 개발을 위한 지침으로 사용하고 있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